아나운서 출신 김소영 책발전소 대표는 북클럽 회원들을 대상으로 매달 큐레이션 레터를 보냈다. 하지만 혼자만 책을 고르다 보니 한계에 부딪혔다. 그는 각층의 명사들에게 책을 추천해달라며 도움을 요청했다. 다만 베스트셀러여서는 안 되고, 이미 추천했거나 추천사를 썼던 책도 안되며 진심으로 꼭 나눠 읽고 싶은 책이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소설, 시, 노래 가사, 대본 등 여러 장르에 걸쳐 글을 쓰는 37명의 작가는 김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신간 '같이 읽자는 고백'(이야기장수)은 이들의 추천작을 모은 책이다.
기꺼이 수락했으나 책 추천에 나선 작가들은 고민에 휩싸였다. 한권을 추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었다. 인생 책이란 것도 가변적일 수밖에 없다. 이 책은 이래서, 저 책은 저래서 좋을 수밖에 없고, 그 책들 사이의 위계도 있을 수 없어서다.
작가 김연수는 2024년에 기억 남는 것으로 그해 많이 들었던 김민기의 노래 '봉우리', 빔 벤더스 영화 '퍼펙트 데이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꼽는다. 여기에 책 한권도 있다면서 크리스티나 크로스비의 '와해된, 몸'을 꼽는다. 사고로 장애를 겪은 한 레즈비언이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그린 에세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이 가까운'을 추천한다. 9.11 테러를 소재로 한 유명한 미국 소설이다. 신형철은 아빠가 된 이후에 이 소설을 다시 읽었는데, 이전의 경험과는 많이 달랐다고 한다. 그는 마음이 아파 몇 번이고, 읽는 걸 멈춰야 했다고 고백한다.
작가 박상영은 박완서 선생의 산문집 '두부'를 첫손에 꼽고, 가수 장기하는 최근 다시 읽을 때 문장 하나하나가 확확 와닿았던 밀란 쿤데라 소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추천한다.
개브리언 제빈 소설 '비바, 제인'(장류진 소설가), 하재영 논픽션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최은영 소설가), 이유리 소설집 '브로콜리 펀치'(김초엽 소설가), 노라 에프런 에세이 '내게는 수많은 실패작들이 있다'(윤가은 감독), 마누엘 푸익 소설 '이 글을 읽는 사람에게 영원한 저주를'(박참새 시인) 등 다양한 책들이 추천작으로 거론된다.
책은 쉽게 읽힌다. 읽은 책들에 대해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읽지 않은 책들에 관해선 호기심에 휩싸이면서 페이지를 넘길 수 있다. 다만 책을 읽다가 온라인서점에서 이들의 추천작을 장바구니에 담느라 시간이 걸릴 순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웹툰 플랫폼 카카오웹툰의 대표 작가들이 올 하반기에 신작으로 돌아온다.
카카오웹툰은 25일 하반기 흥행을 견인할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유부녀킬러’, ‘아비무쌍’, ‘주말 도미 시식회’, ‘비밀사이’ 등 히트작 작가들의 신작과 복귀작부터 전설적인 무협소설 및 순정만화를 기반으로 한 웹툰도 채비를 준비됐다.
하반기 주요작 포문을 여는 작품은 7월 2일 공개되는 윤(YOON)·검둥 작가의 ‘유부녀 킬러’ 시즌4다. 낮에는 악독한 이들을 죽이는 킬러이자 밤에는 평범한 엄마로 살아가는 ‘유보나’의 이야기를 그린 ‘유부녀 킬러’는 가족과 기혼여성의 일상은 물론 긴장감 넘치는 킬러들의 에피소드를 버무려 누적 조회 수 1억7000만회를 기록한 지식재산권(IP)이다. 작품성에 힘입어 ‘2024 월드 웹툰 페스티벌’에서 본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드라마도 준비되고 있다. 2023년 11월 시즌 휴재 후 1년 반 만에 돌아오는 시즌4는 지금까지 한 번도 드러난 적 없던 보나의 과거를 풀어내며 작품의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갈 예정이다.
7월 8일에 공개되는 ‘군림천하’도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원작인 무협소설 ‘군림천하’가 현대 무협 웹소설에 영향을 끼친 기념비적 작품인 데다 카카오웹툰 무협 장르에서 스테디셀러 및 베스트셀러를 놓치지 않았던 ‘아비무쌍’ 이현석 작가가 각색과 그림을 맡은 웹툰이어서다. 용대운 작가의 ‘군림천하’는 몰락한 종남파의 재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산월’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 소설 이후 종남파라는 가상 문파와 더불어 주인공이 문파를 부흥하는 구성의 서사 트렌드가 자리를 잡았다. 이현석 작가는 7년여 간 ‘아비무쌍’을 연재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긴 호흡의 원작을 웹툰에 최적화 하는 한편 호쾌한 무협 액션신과 입체적인 캐릭터를 혼합해 원작을 흥미롭게 풀어냈다.
액션 장인으로 불리는 ‘주말 도미 시식회’ 이용우 작가의 신작도 공개된다. 7월 13일 론칭하는 ‘김상사 죽이기’다. 작가는 전작에서 주인공과 동료들이 조직폭력배들과 부딪치는 이야기를 묵직한 액션과 탄탄한 에피소드로 그려내며 조회 수 1억1000만회를 올리는 등 큰 사랑을 받았다. ‘김상사 죽이기’는 전작보다 한층 더 강렬한 액션과 사건들을 펼쳐 놓는다. 전쟁에 중독된 괴물 같은 군인들에게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이 그들을 하나 둘 처단해 나가는 이야기로, 쉴새 없이 몰아치는 속도감 높은 전개가 특징이다. 이용우 작가 만의 타격감 넘치는 그림과 강력한 적들의 면면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대형작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특히 로맨스 웹툰 대가들의 작품들이 대거 준비 중이다.
카카오웹툰 대표 로맨스 작가 맥퀸스튜디오는 ‘무색의 빛’을 선보인다. 맥퀸스튜디오는 앞서 카카오웹툰 로맨스 랭킹 최상위권이자 드라마로도 제작된 ‘비밀사이’를 비롯해 ‘내일도 출근’, ‘아쿠아맨’, ‘타고난 사람들’ 등 흥행작을 연이어 써낸 바 있다. 동갑내기 주인공들의 대학 캠퍼스 배경 BL(Boys Love) 웹툰 ‘무색의 빛’은 삼각관계 속 엇갈리는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섬세한 필력으로 그려냈으며, 작가의 장기인 세밀한 작화도 감상 포인트다.
한국 순정만화의 전설 ‘하백의 신부’ 새 이야기도 웹툰으로 만나볼 수 있다. 강의 신 하백을 모티브로 풀어낸 윤미경 작가의 ‘하백의 신부’는 신화적 상상력과 애절한 로맨스를 결합해 팬덤을 모았으며 드라마로도 제작된 바 있다. 하반기 선보일 ‘하백의 신부’ 2부는 2006년 처음 연재돼 2015년 외전으로 끝난 작품의 뒷이야기를 그리며, 18세 여고생 ‘소아’와 ‘하백’이라 주장하는 남자 사이의 전생을 넘어 현대로 이어지는 사랑을 그린다. 윤미경 작가의 수려한 작화와 풍부한 서사를 옳기는 데 공들인 웹툰으로, 특히 웹툰 론칭에 맞춰 출판만화 ‘하백의 here 신부’ 전권도 디지털 서비스를 함께 시작해 기대를 모은다.
아울러 인기 이모티콘 소재의 스토리 웹툰도 시도돼 눈길을 끈다. 화제의 이모티콘 캐릭터 GO라니와 DA람쥐를 주인공으로 한 최초의 웹툰 ‘GO라니의 독립일기편’으로, 미숙하지만 함께여서 즐거운 동물 친구들의 뜻 깊은 일상과 성장을 그린다.
이 밖에도 ‘못할짓’, ‘순진한 바람’ 등 도발적인 로맨스로 모든 작품을 히트작 반열에 올린 산 작가의 신작 ‘붉은 줄’과 누적 조회 수 2억5000만회 ‘괴물 같은 아이돌’, 1억3000만회 ‘박살소녀’ 등으로 믿고 보는 콤비로 자리매김한 이원식, 민홍 작가의 로맨스물 ‘나쁠수록 맛있다’도 하반기에 찾아온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카카오웹툰 대표 작가진의 신작 및 복귀작은 물론 신선한 시도의 작품들로 독자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채로운 장르의 완성도 높은 작품들을 지속 발굴해 웹툰 경쟁력을 꾸준히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